상지영화 이벤트 감상문
그녀의 집, 그녀의 시간 (부산국제영화제-커뮤니티비프 영화제)
회사에서 부산국제영화제 - 커뮤니티 비프 상영작 티켓을 나눔을 하는걸 보고, 상영시간표를 보며 어떤 작품을 볼 지 고민하였다. 대구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주말에 하는 작품 중 하나를 골라야 했고, 주말 중에 상영하는 작품 중 에는 애니메이션 작품이 재미있을 것 같아서 그녀의 집, 그녀의 시간을 골랐다.
부산 남포동도 처음이고, 롯데시네마 대영도 처음가보는 영화관이었는데, 부산국제영화제가 개최중이라 그런지 사람들도 많고 여러 가지 행사도 하고 있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표를 수령 받고 입장하였다. 오후 2시이고 독립 애니메이션 영화라 사람들이 적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가득 앉아있었다. 나랑 여자 친구가 거의 마지막으로 입장해서 가장 뒷자리에 앉아서 감상 했는데, 2인용 의자라 오히려 좋았다.
상영작은 정유미,정다희 감독의 단편 애니메이션 작품 총 7개의 작품이었는데, 정유미 감독의 작품 3개를먼저 상영하고, 정다희 감독의 작품 4개를 바로 이어서 상영하였다.
(정유미 - 연애놀이 中)
정유미 감독의 작품은 직접 연필로 하나하나 움직임을 만들어 내는 형식의 애니메이션이었다. 연필 스케치로 만 만들어지는 작품답게 흰색과 검색으로만 이루어져 있고, 소리도 후시녹음방식이 캐릭터의 움직임, 소리 하나하나 눈과 귀를 찌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집에서 유튜브 로는 온전히 느낄 수 없는 묘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었다. 정유미 감독 작품은 ‘ 먼지아이-연애놀이-존재의 집 ‘ 3개의 작품이었는데, 애니메이션 이라는 게 어릴 때는 보이는 재미만을 생각하며 1차원적으로 봤던 것에 비해서, 잘 만든 작품이라서 그런지 먼지아이를 볼 때는 나도 모르게 방구석 사이사이에 숨어있는 작은 아이들이 어떤 걱정이나 기억들이고 그런 것들을 털어내고 있는 것들이 실제로는 청소를 하는 행위 라기 보다 머릿속을 정리한다거나 하는 것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애놀이는 흰 종이재질의 백지에 두명의 남녀가 어릴때에 했던 여러 가지 소꿉놀이를 하는모습을 그려 낸 작품이다. 10분 남짓한 시간안에서 각 놀이를 하나의 에피소드로 하여 진행되었는데, 전형적인 어른의 복장을 한 두남녀가 소꿉놀이,종이접기,손가락 맞추기와 같은 게임을 하면서 나타나는 감정이나 표정들을 섬세하게 그려내서 영화를 보는 내내 그런 감정들에 동화되는 느낌이었다. 10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한커플의 연애시작부터 끝까지를 ‘놀이’를 통해서 그려낸 또 보고싶은 작품이었다.
(정유미 - 존재의 집 中)
정유미 감독의 작품 중 마지막은 ‘존재의 집’ 이라는 작품이었다. 이 작품은 내가 건축설계를 하고 있어서 인지 더 큰 감흥을 느꼇던 작품인데, 10분 정도되는 시간동안
건물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이 하나씩 부서지고 떨어져 나가는게 전부인 작품이다.
무너져내리는 집을 보면서, 무너질 때 마다 벽뒤에 가려져 있던 것들이 드러나고 마지막에는 욕조에 웅크리고 있는 인물이 등장 하는데, 가장 깊은곳에 자리잡고 자아에 대한것들 폐허가 되어가는 건물을 마음에 빗대어 표현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정유미 작가의 대표작 3가지는 수묵화 같았다. 캐릭터의 생김새나 그려지는 장소, 집의 형태도 우리가 익숙하게 봐왔던 것들에서 소재를 얻어서 그려서 인지 한국적이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평소에 보는 것 들을 메타포 삼아 사람의 내면을 표현한다고 느꼇다.
3개의 작품이 끝나고, 정다희 감독의 작품이 상영하였다.
‘나무의 시간 - 의자 위의 남자 - 빈 방 - 움직임의 사전’ 총 4개의 작품을 연달아서
상영하였다.
(정다희 - 나무의 시간 中) (정다희 - 의자 위의 남자 中)
(정다희 - 빈 방 中) (정다희 - 움직임의 사전 中)
정다희 감독의 작품은 조금 등장인물들에 감정이 부드럽게 드러나서 정유미 감독의 작품에 비해 가볍게 볼 수 있었다. 애니메이션에 채색이 들어갔고 소리도 풍성하고 색연필로 그린 듯 한 그림체가 따뜻한 느낌을 주었다. 작품들의 큰 틀은 감독의 사색에서 비롯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4개의 작품들 모두 애니메이션 속에 직,간접적으로 감독을 표현 하는 모습이 나왔었다. ‘나무의 시간’에서는 종이를 펼치는 손으로 의자 위의 남자에서는 TV로 남자를 지켜보는 여자아이로, ‘움직임의 사전’ 에서는 나홀로 다른 행동을 하는 얼굴만 가린 어떤 사람으로...
4개의 작품 중 에서 ‘의자 위의 남자’ 제일 마음에 와닿았는데, 어릴 때 ‘사람은 왜 사는걸까?’ 라는 존재의 이유에 대해서 고민해본적이 있었다. 생각을 거듭할수록 나라는 존재의 크기는 작아지고 결국 한줌의 먼지가 아닐까? 하고 결론 내렸었는데, 의자 위의 남자도 자기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고민한다. 마치 데카르트 처럼 내가 정말 여기에 앉아있는 것이 맞는 걸까? 내가 생각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이것의 내 의지가 맞는 걸까? 나는 실존하고 있는것일까? 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번뇌한다. 그러다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현실로 돌아오는 모습이 ‘나도 저런적 있었는데?’ 란 생각이 들었다.
작품 상영이 끝나고 정다희 감독님이 나오셔서 QnA를 진행 하셨는데, 각 작품에 대한 감독으로써의 해석을 해주셨는데, 관람객이 자신의 의도를 간파 했을 때 정말로 기뻐하시는 것 같았다. 그리고 앞으로는 무겁고 난해한 주제보다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을 해보고 싶다고 하셨는데, 앞선 작품들에서도 몇몇 부분에서 웃기고 싶다 라는게 느껴졌어서 재미 있었다.
감독님의 말씀 중 가장 와닿았던 말은, 하루에 1~2초 정도 그려서 10분 짜리 단편이 탄생하는데, 10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말이었다. 단순히 그리는 시간을 계산했을 때 그렇고 실제로는 작품을 기획하고 다듬는데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됬을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비로소 작품의 가치가 더 크게 느껴졌고, 나는 가볍게 와서 편한 의자에 앉아 감상하는 10분 짜리 단편 작품에 위대함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영화를 다 상영하고 집에 돌아와서 복기하는 중에 알게된 점이, 이런 독립 영화들은 보고 싶어도 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몇몇 작품들은 다시 보고 싶었는데 집에서 본다한들 상영관에서 느꼇던 감동을 온전히 느낄수 없었겠지만, 내가 놓쳤던 부분들이나 감명 깊었던 부분들을 다시 보고 싶었는데, 결제해서 볼 수 있는곳도 없었다. 그런 점에서 이런 작품들을 볼 기회를 준 상지건축에도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녀의 집, 그녀의 시간 (부산국제영화제-커뮤니티비프 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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